[사회]노시보 효과


환자에게 설탕, 소금, 주사 등 가짜 약을 주었을 때, 진짜 약 이상의 효과를 나타낸다거나 의사가 방으로 들어올 때 더 나은 느낌이 드는 경험을 흔히 듣고 겪어봤을 것이다. 단순한 믿음이나 긍정적인 생각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거두는 이런 현상을 위약 혹은 ‘플라시보(Placebo ;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 라는 라틴어)효과’라고 일컫는다.

반면 사람들에게 아무 작용이 없는 물질을 주고, 예를 들면 ‘이것을 먹으면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라고 말할 경우, 이것을 먹은 사람이 진짜로 두통을 일으키는 ‘노시보(Nocebo ; ‘당신을 해칠 것이다’라는 라틴어) 효과’도 있다. 어떤 것이 해롭다는 암시 혹은 믿음으로 야기된 부정적 효과인 ‘노시보’는 1990년대에 널리 알려졌다.

보스톤의 Brigham & Women’s Hospital의 한 정신과 의사는 최근 노시보 리뷰 논문에서 치료의 부작용이나 일어날지 모르는 약의 부작용에 대한 ‘환자의 예상’이 치료결과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다. 또한, 문헌상으로도 노시보 효과를 지지하는 몇몇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 34명의 대학생에게 그들의 머리 위로 전류가 지나가며(실제로는 전류가 흐르지 않았다) 그 전류가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했더니, 그 중 2/3 이상이 두통을 호소했다.

- 한 청소년 집단에 과거에 옻나무를 포함한 식물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켰는지를 물은 후, 발진을 일으키는 나무에 심하게 반응을 한 학생들만 눈을 가렸다. 연구자들은 한 쪽 팔에 옻나무를 문지르면서 학생들에게는 체스트넛 나무라고말했으며, 다른 팔에는 체스트넛 잎을 문지르면서 옻나무 잎이라고 말했다. 몇 분 후, 옻나무에 노출되었다고 생각되는 팔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빨갛게 변하고, 군데군데 발진이 생겼다. 대부분의 경우에 실제 옻나무와 접촉한 팔은 거
의 반응하지 않았다.


- 한 심장 연구에 따르면,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고 믿고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동일한 위험인자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이 4배나 높았다

- 플라시보와 노시보 효과를 동시에 활용한 연구도 있다. 수증기를 마시는 천식환자에게 수증기에 화학자극제나 알러젠이 있다고 말했더니, 절반 이상의 환자가 호흡곤란을 일으켰으며, 12명에게서는 전형적인 천식 발작이 일어났다.


그리고, 이들에게 식염수를 기관지확장제라고 말하며 치료했더니, 즉시 회복되었다. 사실상 자극제나 치료제 모두 식염수였던 것이다.

위의 예처럼, 환자의 믿음이나 두려움이 단지 그들이 접촉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상당수는 아니라고 해도 의사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들, 가령, 투약하는 알약 색깔, 그들이 입고 있는 유니폼, 환자와 대화시 사용하는 단어, 회복실의 방 형태 등으로도 치료결과가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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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