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미담]모교에 5백만원 기부한 할머니 "작아서 미안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도 용문초등학교 졸업생입니다."-

[채석일 기자]한푼 두푼 모아 모교에 익명으로 5백만원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훈훈한 감동을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11시께 용문초등학교(교장 김영준)에 8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할머니가 찾아와 직원에게 하얀 봉투를 내밀었다.

직원이 봉투를 열어보니 5백만원 수표가 한 장과 손편지가 들어 있었다.

깜짝 놀란 직원은 이름과 연락처를 물었지만 할머니는 "학교 발전을 위해 좋은 곳에 쓰였으면 한다"는 말만 남긴 채 선걸음으로 돌아서려 했다.

직원은 딱 차 한 잔만 하고 가시라고 끈질기게 설득했고 그제야 할머니는 김영준 교장과 자리를 함께했다.

할머니는 "저는 이 학교 33회 졸업생(1959년도 졸업)이고 어린시절 용문학교에서 이름 석자 배우고 자라면서 추억도 많았다.바쁘게 힘들게 살다 보니 서산에 해가 넘어가고자 한다.오늘 학교에 와보니 눈물도 난다.시국이 험한 이 때 올바르게 학생들 지도를 부탁드린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할머니는 정상적인 기부 절차를 밟자는 직원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부끄럽습니다, 작아서 미안합니다저 여기 왔다 갔다는 것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세요"란 말만 남긴 채 학교 문을 나섰다.

용문초등 김영준 교장은 “ 할머니의 한없는 사랑이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할머니의 뜻을 높이 기려 기탁하신 장학금을 좋은 교육환경을 조성하고 훌륭한 학생들을 양성하는 데 쓰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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